梁建植의 『三國演義』 번역에 대하여

Title
梁建植의 『三國演義』 번역에 대하여
Authors
홍상훈
Keywords
양건식, 삼국연의, 번역
Issue Date
2005
Publisher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Series/Report no.
한국학연구제14집51-74 pp.
Abstract
양건식은 일제 피하 한국에서 가장 빼어난 성취를 이룬 중국문학 번역가였다. 그는 한문과 중국어에 대한 높은 소양을 토대로 중국문학과 문단의 상황에 대해 두루 정통했고, 나아가 그것을 유려한 글로 번역하여 소개함으로써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중요한 자양분을 제공했다. 그가 이런 번역 작업에 매진한 것은 삼천년 이상 한국에 깊은 영향을 준 중국문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시대적, 인간적 각성에 입각한 새로운 조선 문학의 발달에 바탕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양건식은 오늘날까지 제대로 된 번역본이 없는 『비파기』, 『도화선』 같은 작품을 번역 소개했고, 그 시기 중국 현대문학의 흐름을 상당히 객관적이고 명철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한국의 중국문학계에서도 그의 이름이 알려진 것이 상당히 최근의 일이니, 이것은 한국의 중국문학 연구가 198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질적·양적 측면에서 모두 본격적인 길을 모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양건식의 번역에서 희곡과 중국 현대 단편소설을 제외한 중국 고전소설은 『홍루몽』과 『신역 수호전』(『신민』 제9~18호, 1926년 1~10월), 그리고 『삼국연의』(『매일신보』, 1929년 5월 5일~1931년 9월 21)를 대표로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그의 『홍루몽』 변역은 두 차례에 걸쳐서 신문연재 형식으로 발표되었으나 단행본으로는 간행되지 않았다. 비록 완역은 아니지만 이 변역은 가능한 최신의 현대어를 사용함으로써 중국소설 번역 방식을 나름대로 현대화했으며, 특히 시사와 같은 운문의 번역에 우리나라 고유의 시조 가락을 활용하여 의역함으로써 독특한 번역의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된다.
그리고 그의 『삼국연의』 변역은 최초로 중국 고전소설을 현대 한국어로 완역한 기념비적인 업적이자, 이후 중국문학 작품 번역의 길잡이 역할을 수행했다고 할 수 있다. 양건식은 자신의 『삼국연의』 변역에 대해 따로 설명한 적이 없지만, 번역문의 체례와 내용을 통해 보건대, 그는 당시 한국에서 가장 널리 퍼져 있던 모종강 평 계역을 저본으로 삼은 듯하다. 다만 그의 번역에서는 원작의 평점과 일부 삽입시가 제외되었다. 또한 양건식의 번역에서는 목차를 원본과는 다르게 재설정했는데, 이것은 중국 고전소설의 장회 체제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현대 독자들을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신문연재의 특성상 한 회에 연재할 글의 분량 조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사건 위주로 목차를 설정할 수밖에 없는 점도 이런 변형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쉽고 자연스러운 한글 구사를 추구하는 양건식의 『삼국연의』 번역은 훗날 만해 한용운(1879~1944)의 번역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또한 실제로 1960년대 후반에 정비석이 『자유부인』(1954)을 통해 확보한 대중적 인기를 잇는 후속타로 『삼국지』를 택한 것도 양건식에서 한용운, 박태원(朴泰遠: 1909~1986)으로 이어지는 선배들이 다져놓은 기반을 영민하게 활용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기여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애가 소외와 궁핍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참으로 시대적 불운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URI
http://dspace.inha.ac.kr/handle/10505/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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